엽기떡볶이 창업과 마진률: 프랜차이즈의 늪

엽기떡볶이는 2002년 동대문시장에서 시작된 브랜드로, 불닭발 양념에서 탄생한 매운맛 떡볶이가 입소문을 타며 주력 메뉴로 자리 잡았습니다. 창업 절차와 가격, 수익성에 대해서 분석하며 창업에 대한 전반적인 분석을 하겠습니다.


엽기떡볶이의 시작과 성장

엽기떡볶이의 역사는 2002년, 한일 월드컵이 열리던 시기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동대문에서 의류 사업을 하던 금주영 대표는 친구들과 안주로 먹던 불닭발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동대문 중앙시장에서 상인들을 위한 간식 장사를 시작했습니다. 처음 상호는 ‘불닭발 땡초’였고, 주력 메뉴는 불닭발이었지만, 닭발 양념을 활용한 사이드 메뉴인 엽기떡볶이가 입소문을 타면서 주력 메뉴로 자리 잡았습니다. 현재 정식 명칭은 ‘불닭발 땡초 동대문 엽기떡볶이’지만, 소비자들은 줄여서 ‘엽떡’이라 부릅니다.

엽떡은 매운맛으로 유명하며, 매운 음식을 사랑하는 마니아층을 확보한 브랜드입니다. 2024년 기준, 매장 수는 600개를 돌파하며 신전떡볶이(1위)에 이어 2위를 기록 중이고, 배달 매출로는 떡볶이 업계 1위로 알려져 있습니다. 업계에서는 교촌치킨, 본죽과 함께 ‘동네에서 절대 망하지 않는 프랜차이즈 3대장’으로 불립니다.


까다로운 창업 절차, 대기업 취업 수준

엽기떡볶이는 신규 매장 창업 절차가 매우 까다롭기로 유명합니다. 창업은 총 3단계로 진행됩니다:

  1. 온라인 지역 심사: 홈페이지를 통해서만 신청 가능하며, 유선 접수는 불가. 최소 18평 이상의 매장(홀+포장+배달 모두 운영) 필수. 본사는 입지 선정을 돕지 않고, 신청자가 제안한 위치를 심사합니다.
  2. 서류 심사: 개인 소득 증명, 잔고 증명서, 자기자본 비율, 대출 계획 등 창업비용 조달 계획을 완벽히 제출해야 통과 가능.
  3. 대면 심사(면접): 서류 심사를 통과해도 면접에서 탈락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 과정은 마치 대기업 채용 절차를 연상케 합니다. 가맹점주를 창업자가 아닌 직원처럼 선별하는 모습에, “내 돈으로 창업하는데 본사의 선택을 받아야 하나?”라는 불만도 나옵니다. 하지만 이는 엽떡이 시장에서 강력한 브랜드 파워를 가진 덕분이기도 합니다.


희소성 전략과 본사의 안정성

엽기떡볶이는 매장 확장을 공격적으로 하지 않고, 희소성 전략을 유지합니다. 2020년 513개, 2021년 529개, 2022년 552개로, 연간 신규 매장은 10~20개 수준에 불과합니다. 이는 영업 반경 5km 상권 보호를 통해 기존 가맹점의 영업권을 보장하는 전략으로, 가맹점주들에게 긍정적이지만, 본사의 리스크 최소화와 안정적 운영을 우선시하는 모습으로도 해석됩니다.

주식회사 핫시즈너(엽떡 운영사)의 재무를 보면, 2022년 영업 손실(-188억 원)을 기록했지만, 2023년에는 매출 104억 원(전년 대비 31.9% 증가), 영업이익 27억 원으로 흑자 전환하며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했습니다. 그러나 2021년 단기 차입금 400억 원 증가와 금주영 대표 일가가 소유한 JK푸드시스템을 통한 내부 거래, 배당 등의 행태로 “본사만 배불린다”는 비판도 있습니다.


떡볶이 가격과 수익성

엽떡은 3~4,000원 하던 떡볶이를 1만 원대로 올린 주범으로 비판받기도 합니다. 14,000원(3인분 기준)으로 가격대가 높아 호불호가 갈리지만, 떡·어묵 자체 생산과 같은 수직 계열화를 통해 본사의 수익성을 극대화하고 있습니다. 2020년부터 떡을 자체 생산하고, 2024년 어묵 공장이 완공돼 2025년 가동 예정입니다.

또한, 엽떡 앱(회원 120만 명)은 배달앱 수수료를 줄이고, 매출의 10%를 차지하는 채널로 자리 잡았습니다. 앱 내 프로모션(예: 포장 주문 시 3,000원 할인, 엽떡 데이 9,900원 메뉴 등)은 소비자 유입을 늘리지만, 점주 입장에서는 배달앱 수수료와 비슷한 할인 비용을 부담해야 해 이익률에 큰 차이가 없습니다.


가맹점 수익률, 기대 이하

엽떡은 배달 비중이 60%로 높아 판관비(배달 수수료 등)가 큽니다. 2022년 기준, 가맹점 연평균 매출은 6.83억 원, 월 매출 약 5,700만 원, 일 매출 약 190만 원입니다. 이는 주력 메뉴(17,500원 실속 세트) 기준 하루 100세트 이상 판매해야 가능한 수치로, 피크 타임에 주방이 쉴 틈 없이 돌아가야 합니다.

그러나 순이익률은 기대 이하입니다

  • 원재료비: 40~42%(일회용품·물류 포함). 분식 치고 높은 원가율로, 본사 마진이 크다는 지적.
  • 인건비: 풀오토(직원 운영) 30%, 반오토(점주 근무) 20%.
  • 기타 비용(임대료, 배달 수수료 등) 포함 시, 세전 순이익률 10% 내외, 세후 5%까지 떨어질 수 있음.

가족 운영, 저렴한 임대료로 비용을 절감해도 월 순이익은 약 600만 원 수준. 점주의 노동력을 고려하면 실질 이익은 더 낮습니다. 일부 점주는 원재료를 아껴 이익률을 높이려 하지만, 이는 점바점(점포별 품질 차이) 논란으로 이어집니다. 2020년 유튜버 홍사운드의 비교 영상에서 재료 양이 최대 2배 차이 나는 사례가 드러나기도 했습니다.

점바점과 밀키트의 역설

엽떡은 레시피 표준화가 미흡해 점바점 논란이 큽니다. 이로 인해 밀키트를 선호하는 소비자가 늘고 있습니다. 밀키트(9,900원)는 매장 메뉴(14,000원)보다 저렴하고, 재료를 추가해 집에서 조리 가능해 수요가 증가 중입니다. 이는 본사에는 이익이지만, 가맹점 매출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는 이슈입니다.

창업 비용과 투자 회수

엽떡 창업 비용(25평 기준)은 다음과 같습니다

  • 가맹비: 1,100만 원
  • 교육비: 330만 원
  • 초도 물량: 800만 원
  • 총 비용: 약 1.4억 원(부가세 별도)

월 순이익 600만 원 기준, 투자 원금 회수 기간은 약 2년. 베스킨라빈스(창업비 3배, 회수 기간 더 길음)보다는 나으나, 프랜차이즈 3대장이라는 명성에 비해 수익률은 평범합니다.


엽떡의 미래와 교훈

엽떡은 본사의 안정적 전략(떡·어묵 생산, 앱 운영)으로 수익성을 강화했지만, 가맹점 이익률은 구조적으로 높기 어렵습니다. 배달 수수료 부담, 높은 원재료비, 점바점 문제는 가맹점의 부담으로 남아 있습니다. 과거 “안 망한다”는 인식이 있었지만, 시장 경제에 안전한 장사는 없습니다.

자영업자는 한 업종에 오래 매달리기보다, 시장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해야 합니다. 엽떡의 사례는 프랜차이즈의 화려한 겉모습 뒤, 가맹점의 현실을 보여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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